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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간 노동자, 심야알바생들의 고된 삶 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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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간 노동자, 심야알바생들의 고된 삶

돌아보다 2017. 11. 8. 09:00




1. 얼마남지 않은 수능 공부를 하느라 매일 새벽까지 나는 도서관에서 공부를 하고, 2시즈음에 귀가를 시작한다.

뭔가를 하지 않아도 뇌의 활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모가30%가 이루어진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

아무래도 공부를 하다보니 더욱 칼로리 소모가 많은 것 같다. 덕분에 귀갓길은 늘 허기가 진다.

그렇기에 나는 가는 길에 늘 가던 편의점에 들려 간단한 간식거리를 구매 후 먹곤 한다.


간식거리를 고르고 오늘도 계산대로 향한다. 오늘도 그 사람이다 30대로 보이는 전형적인 아저씨의 모습. 수염은 잘 깎지 않는지 듬성듬성 나 있고, 매일 입는듯한 회색 후드집업과 편의점 조끼가 그 모습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. 그 사람은 아무 대화도 없이 그저 상품을 바코드에 찍고 카드를 받고 계산을 해준다. 이후 귀찮다는 듯 짤막한 인사와 함께 그 사람과의 만남은 또 다시 마무리가 된다. 이 사람은  어떤 사연으로 이런 새벽시간에 일을 하고 있으며, 어떠한 생각을 갖고 있을지 문득 궁금해졌다 이내 생각을 내려놓는다.

10년이 훌쩍 넘게 흘러버린 지금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지 궁금하다.








2. 내가 인생에 처음 심야알바를 했던 것은 참으로 값진 경험이었다. 의류가 가득 쌓인 물류창고에서 판매되어질 의류들을 
분류하고 아울렛매장으로 이동하는 작업이었다. 낮에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심야시간 동안 부지런하게 움직였던지

가만히 있으면 온 몸이 얼어붙을 것 같던 2월의 강추위도 내 몸의 열기에 그 기세를 뻗치지 못하곤 했다.


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-6시까지의 고된 심야알바를 마친 후 나는 또 다시 침대에 드러 눕는다.

"내가 이러려고 심야알바를 시작했나" 고통스러운 심야 알바는 정확히 2주동안 이어졌다. 몸은 피로해지고, 온 몸에 알이 배겼지만

좋은 점도 있었다 낮에는 조금 피곤하긴 해도 학교생활에 집중을 했던 터라 용돈이필요했기에 심야알바는 내게 딱맞는 그런 맞춤 일자리였다. 그리고 그 때 당시엔 젊음과 패기, 열정으로 가득찬 나이였기에 심야알바에 대한 나름의 로망(?)이 있었는데,

퇴근하는 그 시간의 조용함과 적막함이 오롯이 내 시간인 듯한 느낌으로 매일마다 밤공기를 쐬며 피로를 날려버리곤 했다.

하지만 새벽일을 끝마치면 언제나 그랬듯 그 다음날은 내 몸이 멋대로 움직이지가 않았다.





3. 국제 암 기구 (IARC) 에서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. 교대근무(심야근무)를 하는 근무자들의 생체리듬이 파괴됨으로써

높은 확률로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결과를 말이다. 그리고 그 이유는 그야말로 엄청나게 충격적이었는데,

교대 근무를 하는 행위 자체가 발암성 물질이라는 것이었다. 생체리듬을 파괴하는 행위 자체가 건강에 적신호를 켜는 것이라는걸 과학적으로 증명해준 것으로, 모든 사람들은 자야 할 시간에 자고 일해야 할 시간에 일을 해야한다는 것을 증명한 발표였다.

하지만 새벽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  이 모든 것들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수면 동안 분비가 증가하는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되버리고,이러한 작용들이 1년, 5년, 10년 축적되게 되면 암이 걸릴 확률을 높인다는 것이 팩트였다.



+푸념

만약 잔업, 야근, 심야알바, 새벽일이라는 것이 없었다면? 모든 근로자들이 아침부터 일을 시작하여 오후 6시가 되면 하던 일을 일제히 멈추고 여가시간을 즐기게 된다면 과연 우리나라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초래할까?  삭막한 다람쥐 쳇바퀴에 빠져들게 만든 건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결과인 것이다. 인터넷 상의 유행어처럼 '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,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'라는 말이 있듯이

이 모든 것들이 깨어지는 것은 아마 불가능 할 것이라고 본다.



오늘도 심야 근무를 마친 사람들, 그리고 시작하는 사람들, 새벽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있어

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"그럼에도 고생했고, 미래의 삶에 더 나은 환경이 함께하길..'이라는 것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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